Time is Power.
돈을 아끼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고, 시간을 아끼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하다.
20대 초반, 학생일 때는 돈을 아끼기 위해 시간을 소모했다. 1시간 혹은 2시간 거리는 걸어 다녔고, 할인 티켓을 구하기 위해 열 번이고 스무 번이고 홈페이지를 확인하며 가격을 비교했다. 1시간이 소요되는 항공편보다 저렴하면서 숙박도 해결할 수 있는 야간버스를 선호했고, 다음날 아침에 일찍 도착하는 바람에 체크인도 하지 못한 피곤한 몸을 이끌고 돌아다녔다.
20대 후반, 취직을 하고 나서 휴가를 쪼개어 여행을 하니 이동하는 데 시간을 허비할 수 없었다. 대중교통, 혹은 동남아에서는 망설임 없이 택시를 탔다. 숙소는 무조건 개인실을 예약해서 푹 쉬었고, 컨디션이 중요하니 이동은 밤이 아닌 낮을 선호하게 되었다.
30대가 된 지금은 시간이 너무나 중요하다. 돈은 또 벌 수 있지만 시간은 흘러가 버린다는 것을 어렴풋이 깨달아버렸다.
그런데 시간이 돈이 되어버린, 게다가 고갈되면 죽는 세상이라니.
개봉했을 당시 (무려 13년 전이다) 영화관에서 본 기억이 있다. 줄거리가 모두 기억날 정도로 생생한데 다시 보니 색달랐다.
인타임 In Time
- 개봉 : 2011.10.27
- 장르 : SF, 액션, 스릴러
- 국가 : 미국
- 등급 : 12세 관람가
- 러닝타임 : 109분
- 감독 : 앤드류 니콜
- 출연 : 아만다 사이프리드 (실비아 웨이스 역), 저스틴 팀버레이크 (윌 살라스 역), 킬리언 머피 (레이몬드 리언)
- 줄거리
커피 1잔.. 4분, 권총 1정.. 3년, 스포츠카 1대.. 59년! 모든 비용은 시간으로 계산된다!! 근 미래, 모든 인간은 25세가 되면 노화를 멈추고, 팔뚝에 새겨진 ‘카운트 바디 시계’에 1년의 유예 시간을 제공받는다. 이 시간으로 사람들은 음식을 사고, 버스를 타고, 집세를 내는 등, 삶에 필요한 모든 것을 시간으로 계산한다. 하지만, 주어진 시간을 모두 소진하고 13자리 시계가 0이 되는 순간, 그 즉시 심장마비로 사망한다. 때문에 부자들은 몇 세대에 걸쳐 시간을 갖고 영생을 누릴 수 있게 된 반면, 가난한 자들은 하루를 겨우 버틸 수 있는 시간을 노동으로 사거나, 누군가에게 빌리거나, 그도 아니면 훔쳐야만 한다. 돈으로 거래되는 인간의 수명! “살고 싶다면, 시간을 훔쳐라!!” 윌 살라스(저스틴 팀버레이크)는 매일 아침 자신의 남은 시간을 보며 충분한 양의 시간을 벌지 못하면, 더는 살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으며 눈을 뜬다. 그러던 어느 날, 수천 년을 살 수 있는 헤밀턴이란 남자를 위험에서 구해준 윌은 그에게서 소수의 영생을 위해 다수가 죽어야 하는 현 시스템의 비밀을 듣게 되지만, 그 남자가 100년의 시간을 물려주고 시체로 발견되면서 졸지에 살인자의 누명을 쓰고 쫓기게 된다. 사람들의 눈을 피해 부자들만이 모여 사는 ‘뉴 그리니치’로 잠입한 그는 끈질긴 타임 키퍼 리온(킬리언 머피)의 추적으로 체포될 위기를 맞지만, 와이스 금융사의 회장 딸인 실비아(아만다 사이프리드)를 인질로 삼아 간신히 탈출한다. 이때부터 윌은 실비아와 함께 누명을 벗고 전세계를 통제하는 시스템의 비밀을 파헤치려 하는데…
의문 & 후기
· 인구 증가
두 주인공은 부자들의 시간을 훔쳐 가난한 사람들을 '살리는' 의로운 절도 행위를 한다. 게다가 신분 차이라는 클리셰까지. 13년 전에는 의적 활동을 응원하며 영화를 관람했지만, 지금은 '늘어나는 인구로 인한 부작용은 없을까'하는 의문이 들었다. 시간이 무한히 많으면 모두가 영생을 할 테고, 인구는 계속 증가만 할 텐데 말이다. 그러면서 영화 <설국열차>도 떠올랐다. 인간이 인구를 감히 조절한다는 것은 거부감이 든다. 영화에서는 불평등하고 폭력적인 방법만 제시하니까. (어느 정도 현실적이기도 하고.) 어쨌든 인구는 증가하고 있는데 이걸 인류는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 그나저나 시간은 어떻게 생산해내는 거지?
앞서 적었듯, 시간은 흘러간다. 돌이킬 수 없는 비가역적인 자원이다. 영화에서는 수많은 사람들의 시간이 흘러가고 있는데, 부자들이 영생을 하는 시간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이런 의문이 들었을 때 문득 대사 한 줄이 스쳐 지나갔다. 가난한 사람들의 시간을 훔쳐 쓰고 있다고. 영화 설정에서 인간은 태어나자마자 1년을 부여받고, 25세가 될 때까지 그 시계는 동결되었다가 25세가 되는 순간부터 카운트다운이 시작된다. 설마... 이 아이들의 시간을...?
· 타임 키퍼는 사명감일까?
타임 키퍼는 현실 세계의 경찰과 같은 역할을 한다. 윌이 시간을 훔치지 않았음을 알지만, 타임 존을 지키기 위해 윌을 잡으러 온다. 결국 윌이 실비아를 인질로 데리고 도망침으로써 한 패가 되는 발판을 마련해 준 셈이다. 엄청난 권력의 보유자인 웨이스에게 잘 보이려고 하지도 않는다. 정말 시스템을 지키고자 몸까지 던지는 인물이었다. 사명감 때문이었을까? 다른 사연은 없었을까? 궁금한 인물이었다.
· 사랑하는 사람과 한날한시에 죽을 수도 있겠구나
두 주인공의 시계는 비슷하게 흘렀다. 영화 <노트북>에서는 노부부가 한날한시에 함께 영면에 든다. 사랑하는 이를 먼저 떠나보내는 아픔을 겪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조금 더 확장해서 죽음을 선택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죽는 시간을 알고, 죽을 장소를 고를 수 있으며, 죽음을 준비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고 보니 영화 초반에 자살을 하는 사람이 등장했다. 105년을 살았고, 앞으로 살 시간도 '세기' 단위로 남아있었지만, 삶이 지루하다며 고통을 호소했다.
이런저런 생각들
· 아만다 사이프리드가 구두를 신고 전력질주를 했다. 운동화 신게 해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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